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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첫 아지트는 교회였다.
나무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교회의 뜰안 나무들 사이로 작은 틈새가 있다. 내 키만한 작은 나무들 사이여서 그 공간도 그만큼 작았다. 아이들이랑 소꿉놀이도 하고, 땅도 파고, 나무도 타고 그랬던 기억이 있다. 두번째 아지트는 우리집 뒷산이었다. 거기에는 참 많은 추억이 있다. 눈이오면 넓은 판자를 타고 아이들 서넛이 비탈을 내려오곤 했다. 내려오다 돌뿌리에 엉덩이가 찍히는 일도 더러 있었지만 그것을 타는 것은 결코 멈출 수 없었다. 세번째 아지트는 폐가였다. 뒷산 아래에는 빌라가 들어서려고 집이 철거되고 있었다. 무슨 연유에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폐가가 한참이나 부셔지지 않은채로 서있었다. 동네 아이들이랑 쓸모없는 식기며 별의별 것들을 다 동원에서 살림 비슷한걸 차려놓은 기억이 있다. 아 또, 내 인생의 가장 멋진 아지트 다락방. 유치원때부터 자란 집인데 우리 집에는 현관을 들어서면 다락으로 통하는 문이 있었다. 티비가 안나올 때 아빠가 안테나를 돌리러 그 문을 이용하는 것 말고는 거의 이용되지 않았던 문이다. 그런데 어느날 오빠랑 그 문을 드러섰다. 주인집 아저씨가 사용하던 옛날 사진기와 카메라 렌즈가 가득했고, 아저씨가 젊었을 때 사용하던 물건들이 가득했다. 가방안에는 예쁜 고양이가 새끼 네마리를 낳아 기르고 있었다. 그 집에는 지하실도 있었다. 내려가면 보일러실이었는데 어렴풋이 고구마를 구워먹던 기억이 있다. 어려운 일도 참 많이 있었는데 지금은 거대한 하나의 아지트로 내 어린시절이 기억된다. 내 기억의 공간은 내가 살아가면서 머물 또 하나의 새로운 아지트가 아닐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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